전례 없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소비 방식이 완전히 뒤집혔다. 미국 내 최대 광고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국 슈퍼볼 경기 중계에서도 펩시, 코카콜라, 버드와이저 같은 전통 업체들은 사라지고 낯선 이름의 온라인 업체들이 그 시간을 꿰찼다. 온라인 음식배달 업체 도어대시, 개인 물품 거래 사이트 머카리, 프리랜서 구인·구직 사이트 파이버, 구인 사이트 인디드 등이 그 예로, 팬데믹 이후 달라진 소비상과 경제 판도가 그대로 반영됐다.

동시에 그동안 거시경제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프리랜서들이 전면에 부상하는 이른바 ‘긱 이코노미(Gig Economy·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의 도래를 알렸다. 대표적인 프리랜서 플랫폼인 파이버는 “전 세계 고실업률과 비대면 시대는 프리랜서에게는 기회였다”며 지난해 고성장을 기록했고, 슈퍼볼 광고 데뷔전을 치르며 전 세계 인지도를 높였다. 실제 비대면 시대와 디지털 경제활동 증가는 긱워커들을 양산하고, 노동과 삶의 형태까지 바꾸고 있다. ‘어디서 일하느냐’는 의미를 잃었고 ‘무슨 일을 하느냐’로 노동의 개념이 세분화하고 있으며, 본업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부수입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이 프리랜서 시장의 주축이 되고 있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국내 월평균 부업자는 47만3045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팬데믹 이후 그 수는 예상 성장폭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긱 이코노미의 또 다른 특징은 글로벌화다. 국경 간 전자상거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비즈니스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 따르면 2020년 관련 시장 규모는 약 99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오니아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해 결제 대금을 수취하고 있는 국내 셀러 숫자도 2019년 대비 2020년 40% 늘었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80% 이상 증가했다. K뷰티, K푸드, K팝 굿즈 등의 인기로 개인 셀러 입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러시아, 동유럽까지 시장은 경계가 없다. 이처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가 더욱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디지털 커머스가 글로벌 프리랜서 형태를 유형의 재화뿐 아니라 무형의 서비스로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쿠나라이브·비고라이브 등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과 코세라·유데미 등 이러닝(eLearning) 사이트, 패트리온·튠코어 등 디지털 콘텐츠 관련 플랫폼 등으로 ‘제2의 월급 통장’을 꿈꾸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페이오니아코리아에 따르면 해외 플랫폼에서 대금을 수취하는 라이브 스트리머가 2019년 대비 2020년 3~6배 이상 성장했고, 이용자 수도 2배 이상 성장했다. KOTRA가 2020년 12월 발표한 ‘디지털 경제의 디지털 일자리’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서 각광받는 직업으로 디지털 크리에이터, 온라인 교육 강사,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등이 선정되기도 했다.

크로스보더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는 데는 과거 수출입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복잡한 단계를 줄인 서비스들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 스마트 디바이스만 있으면 전 세계 각국 플랫폼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적·언어적 제약도 많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해외 통화로 대금을 결제하거나 수취하는 서비스 등도 생겨나면서 지원의 폭이 넓어졌다.

2020년은 각 경제주체가 국경을 뛰어넘는 비대면 경제 활동 방식을 확인한 해라면, 2021년은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되는 성장의 해가 될 것이다. 페이오니아가 전 세계 100개국 프리랜서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상반기 진행한 설문조사 중 프리랜서 수요 전망에 대한 답변에서 55%가 증가할 것이라고 조사됐고, 전 세계 라이브 스트리머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 62%가 팬데믹 이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확대와 향후 긍정적인 전망에 따라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는 프리랜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성장세에 따라 무작정 시작하기보다 글로벌 시장 흐름을 이해하고 법률, 규제, 세금 등 현지 상황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고려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아이템이 있고 아이디어만 있다면 일단 시작을 권한다.

[이우용 페이오니아코리아 대표]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