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철강·제약 등 전통적인 기업 간 거래(B2B) 업계에 ‘비대면 영업’이 확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면 중심의 오프라인 영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판매 방식에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LG화학, 석화업계 최초 디지털 영업
동국제강, 지난주 스틸샵닷컴 개설
한미약품 온라인 매출이 77%로 1조

LG화학은 1일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을 선언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고객사 500여 곳을 조사했더니 영업사원끼리 만나지 못해 견본 제품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가장 불편해했다”며 “소재별 상세 정보와 견본 배송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지난달 26일부터 운영에 들어간 디지털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인 ‘LG 켐 온(Chem On)’은 우선 고부가합성수지(ABS) 제품 구매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지금까지는 고객사들이 LG화학 담당자를 직접 만나 기술 협업을 논의하고 전화로 배송 상황을 확인했지만, 이제는 홈페이지에서 부품·소재를 한눈에 보고 실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LG화학은 향후 해외 고객을 겨냥해 영문과 중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석유화학사업본부 전체로 CRM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24일 철강제품 판매 전문 플랫폼 ‘스틸샵닷컴’을 개설했다. 후판(두꺼운 철판)의 경우 온라인으로 원하는 강종과 크기를 선택하면 7일 이내로 생산해 출하한다. 절단가공품은 고객이 요구하는 규격과 치수에 맞게 즉시 절단해 제공하고 급히 주문이 필요한 경우 이미 생산 완료된 제품을 선택하면 최대한 빨리 배송해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철강 e-커머스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안에 봉강, 형강, 냉연 등 전 제품군에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도 온라인 판매 플랫폼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며 이들 제약사의 온라인 매출도 상승세다. 한미약품 그룹의 계열사인 온라인팜은 약국과 각 급 병의원, 요양기관에 일반·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판매한다. 지난해 온라인팜의 매출은 8242억원으로 한미약품 전체 매출(1조758억원)의 약 77%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일동제약도 약사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매장 ‘일동샵’을 운영 중이다. 일동샵을 운영하는 일동이커머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 98% 늘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꼭 만나야 돼?…굴뚝산업도 ‘언택트 영업’